[세계는 재생에너지 시대로] 각국의 전환정책 ❶ ‘독일’

김슬기 기자 / 기사승인 : 2019-08-05 16: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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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사고 발발…대체 에너지원 확보 나선 獨
FIT 도입·원자력법 개정 등 재생에너지 확대 박차
지난해 총 전력량의 40% 돌파…역대 최대 기록

[아시아에너지경제]김슬기 기자=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내 에너지 정책은 큰 전환점을 맞게 됐다. ‘에너지 전환’이란 키워드가 전면 대두되면서 석탄, 석유 등 화석 연료에 의존해 온 시스템을 풍력, 태양력으로 대체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작년 말에는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총 110조 원을 들여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확충하는 ‘3020’ 정책이 발표되면서 지난해 기준 전체 발전량 중 6.2%를 차지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약 10년 후엔 20%로 확대되는 상황이 기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현재 전 세계가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노력을 가하고 있다. 석유파동 등으로 안정적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대체 에너지원에 대한 고민이 발생했고 더욱이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 변화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부상하면서 일찍부터 유럽 선진국들은 ‘탄소 배출 제로’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공급 규모를 확대해 나가기 시작했다.

앞으로의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지난 2016부터 오는 2040년간 14,520TWh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함께 2050년에 이르면 석탄화력발전 비중은 글로벌 전체 에너지 믹스의 20%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결국 석탄화력발전의 자리가 태양광, 풍력으로 대체되는 등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이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국가에서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 연합뉴스 제공
 

◆ ‘에너지 전환’ 선구자 독일
독일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에너지 전환을 논의한 국가다. 그 배경은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하는 상황에서 1970년대 석유파동을 겪으며 빚어진 안정적 에너지 공급에 대한 위기에 있었다. 더욱이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까지 터지면서 그 충격에 대체 에너지원에 대한 고민은 사회 전반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2000년 4월에는 ‘재생에너지법 (EEG)’이 제정됐다. 독일 재생에너지 보급제도의 중심이었던 ‘발전 차액지원제도 (FIT)’가 이때 도입되기도 했다. 이후 독일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은 지난 1999년부터 2005년 사이 5%에서 10%로 상승했다.

2년 후에는 원자력법을 개정해 탈원전 정책을 수립했는데, 이후부터 원자력 에너지 전력 생산량이 줄고 신재생에너지는 꾸준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2005년에는 에너지 공급체계 자체를 전환하기 위한 계획이 발표됐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20년까지 30%로,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전력 비중을 80%로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2009년엔 또다시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효율성 제고에 대한 내용이 거론되며 ‘Energy Concept 2010’이 발표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연합뉴스 제공


본격적으로 탈원전 방향으로 정책이 구체화된 건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이후부터였다. 독일 정부는 전체 에너지 시스템 전환과 더불어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원전을 폐쇄하기로 했다. 그해 6월 메르켈 연방 총리는 “후쿠시마 사태가 개인적으로 원전에 대한 생각을 변화시켰으며, 원전의 잠재 리스크 평가가 바뀜에 따라 정책적으로도 전향해야 한다”며 계획된 에너지 전환을 공표했다.

독일 전력 시장은 민영화되어 있었지만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에너지 안보를 확보한다는 목적이 국민적 동의를 얻으며 정부 주도 개편은 원활히 시작됐다. 당시 에너지 전환 정책과 관련한 설문조사에서 국민 66%가 기후 변화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응답했으며, 79%가 에너지 효율성 제고와 기후 변화 대응이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에너지 전환 정책 진행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재생에너지 확대로 독일의 전력수급은 불안정성을 보였고, 요금 인상까지 유발됐다. 이에 따라 전력공급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화석 연료 발전이 백업 전원으로 사용됐는데 이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 계획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 “재생에너지 40% 돌파” 괄목 성과
그럼에도 독일의 에너지 전환은 많은 성과를 이뤄내며 다수 국가의 정책 참고 사례로 꼽히고 있다.

우선 당국 방침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크게 증가해 지난해 전체 전력수요량의 43%를 차지하는 데에 이르렀다. 이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역대 최대 전력량에 해당한다.  

 

더 나아가 독일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지난해 사상 최초로 석탄을 앞지르는 결과까지 나왔다. 전 세계 26개국에 걸쳐 활동하는 기후변화분야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네트워크인 ‘글로벌 전략 커뮤니케이션협의회(GSCC)’에 따르면 독일의 2018년 상반기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은 36.3%를 차지해 35.1%를 차지한 석탄 발전량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발전량은 육상 풍력 14.7%, 태양광 7.3%, 바이오가스 7.1%, 수력 3.3%, 해상 풍력 2.9% 순으로 이어졌다. 다만 이번 결과에 대해선 정부 정책이 많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던 것으로 평가됐다. 그럼에도 이같은 결실을 낸 것과 관련 GSCC는 “정책이 에너지 전환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벌어진 일이어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은 되돌릴 수 없는 대세임을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양광 및 풍력 분야 생산량의 약 65%는 해외로 판매가 돼 현재 독일의 신재생에너지는 새로운 수출 산업으로 자리 잡은 상태에 있다. 독일연방경지기술부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로 인한 일자리 순증가분은 2030년까지 매해 10만 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더불어 국제적으로 합의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이루기도 했다. 1990년 대비 2014년 탄소 배출량을 27% 감축해 2012년까지 21% 줄이기로 한 교토 프로토콜의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2013년 신재생에너지로 인해 절감된 탄소 배출량은 1억4600만 톤, 바이오매스로 인해 절감된 탄 소 배출량은 5000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만 재생에너지 비중 증가에 비해선 온실가스 배출 감소량이 저조한 상태로 1990년 배출량 대비 40%를 감축하겠다던 당초 정책목표에는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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