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배수의 진’ 사실상 퇴짜

김슬기 기자 / 기사승인 : 2019-04-11 16: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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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경영 정상화 자구계획안 산업은행에 제출
채권단, 금융당국 등 실효성 부재로 자구안 ‘미흡’
[아시아에너지경제]김슬기 기자=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주력 회사인 아사이나항공의 조건부 매각 카드를 꺼내 들면서 더불어 금융 지원을 산업은행에 요청했다. 하지만 이런 금호그룹의 초강수가 경영 정상화에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다. 담보 돌려막기, 매각 계열사 부족 등 회의적인 상황 속에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사실상 지원 거부 의사를 밝혔다.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 연합뉴스 제공


◆ 위기의 금호, 조건부 매각 카드 ‘초강수’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전날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안을 산업은행(이하 산은)에 제출했다.

박삼구 전 회장의 부인과 딸의 금호고속 보유지분 전량을 담보로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박 전 회장과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 IDT 사장의 지분(42.7%)은 현재 금호타이어 신규자금 대출과 관련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된 상태다. 채권단이 이 담보를 해제할 경우 박 전 회장 부자는 금호고속 지분을 다시 담보로 맡긴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금호아시아나는 아시아나항공 수익성 개선을 위해 보유 항공기 판매 및 비수익 노선 정리도 약속했다.

재구구조개선 기간은 3년으로 부여된 목표 달성기준에 미달하면 산은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진행하는데 이의제기를 하지 않기로 했다.

아울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박 전 회장의 경영 복귀는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자구계획 이행 대가로 신규자금 5,000억 원을 요청했다.

◆ 자구안, 실질적 방안·진정성 모두 ‘부재’ …채권단·당국 “미흡하다”
하지만 산은 등 채권단은 이에 대해 곧장 단호한 입장을 드러냈다. 자구안에 사재출연이나 유상증자 등 실질적인 방안이 빠져 있어 그룹 측이 요청한 5,000억 원의 신규자금 지원도 현재로선 불가능하다는 게 산업은행의 판단이다.

이날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채권단 회의를 소집해 금호그룹이 제시한 자구계획에 대해 논의한 결과 대다수가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룹에 금융 지원을 하더라도 시장 조달의 불확실성으로 향후 채권단의 추가 자금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금융당국 역시 같은 날 자구계획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11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과연 진정성을 갖고 최선을 다한 것인가”라고 의구심을 표했다.

이어 “박 전 회장이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하고 또다시 3년의 시간을 달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채권단이 결정하는 기준은 대주주의 재기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아시아나 항공 회사를 살리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호그룹의 자구책이 경영 정상화에 얼마나 실효성을 갖을지 대부분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다.

단국대학교 김태기 경제학과 교수는 <아시아에너지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금호아시아나가 부담한다는 내용을 들여다보면 채무 잡혀있는 거 다시 채무로 잡겠다는 얘기고, 자구책 내용 중 3년이란 기간도 말이 안 된다”며 “금융권이 부정적인 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금호아시아나에서 담보로 내놓겠다는 지분 중 박 전 회장과 박 사장이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은 금호산업 인수 과정서 담보로 잡힌 것이라는 데에 문제가 있다. 더불어 지난 2017년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된 후에도 금호그룹이 해당 회사를 운영하던 시기 대출한 약 2,500억 원 채무에 대한 담보권도 여전히 채권단이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신규 담보는 부인과 딸의 지분 뿐이다.

김 교수는 “금호아시아나는 회생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태다”라며 “저가항공부터 항공산업의 환경이 좋지가 않은데 지금보다 자구책을 더 강도 있게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금호아시아나가 매각할 수 있는 자산은 저비용항공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등이다. 이들 계열사를 매각해 현금화하더라도 1조 원이 넘는 부채를 갚고 정상화하기에는 모자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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