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황 대표가 5·18기념식에 참석하려면

아시아에너지경제 / 기사승인 : 2019-05-14 15: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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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5·18 기념식 참석을 두고, 정치권은 물론 지역사회에서도 논쟁이 뜨겁다.


주말인 오는 18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리는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은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정부 주요인사와 5·18단체 회원, 각계 대표, 시민 등 5천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국가행사다.


이러한 행사에 대한민국 국회 제1야당의 대표가 참석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고, 오히려 참석하지 않는다면 비난을 받을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그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탄핵을 받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인사인데다 최근 자유한국당 내에서 5·18을 폄훼하는 망언이 잇따라 터져 나왔기 때문에 논란이 빚어지는 것이다.

 

▲ 5·18 민주화운동 제39주년 기념식을 나흘 앞둔 14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열린 ‘5·18 시국회의 기자회견’에서 박석운(사진 왼쪽) 공동대표와 김명환(가운데)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5·18 역사왜곡 처벌법 제정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주최한 5·18 공청회에 참석한 같은 당 김순례 의원은 5·18 유공자들을 ‘괴물 집단’이라고 표현했고, 같은 당 이종명 의원은 5·18을 ‘폭동’으로 규정했다. 수차례에 걸친 진상조사를 통해 확인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발언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현직 국회의원의 입을 통해 나왔다는 것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행위나 다름없다. 뿐만 아니라 4시간 동안 이어진 공청회에서는 여전히 5·18을 북한군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등 왜곡과 폄훼를 넘어 5·18의 정신을 조롱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에 물의를 일으킨 김진태·김순례·이종명 3인방을 제명하라는 거센 요구가 전국에서 빗발쳤지만, 자유한국당과 황교안 대표는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황 대표는 5·18기념식 참석을 예고하면서 “계란을 던지면 맞을 것”이라고 발언해 끓어오르는 광주 민심에 불을 지피고 있다.

 

▲ 5·18 민주화운동 제39주년 기념식을 나흘 앞둔 14일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와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5·18기념식 참석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경숙 기자 gskang@


보다 못한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황 대표의 광주 방문을 거부하고 나섰다. 제39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와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는 14일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 대표와 자유한국당은 진상조사도, 역사왜곡처벌법 제정도 가로막는 몽니를 부리고 있다”며 “5·18을 모욕했던 자들에 대한 처벌은커녕 이제는 당당하게 기념식에 참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광주시민들이 오죽하면 제1야당 대표의 광주 방문을 거부하겠는가.


황 대표가 광주를 방문하려면 자유한국당 망언 3인방에 대해 당 차원의 입장을 확실하게 밝히고, 이들이 국회에서 중징계를 받도록 협력해야 한다. 지금처럼 자유한국당이 역사왜곡처벌법 제정을 외면하고,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방해하는 등 계속해서 5월 영령과 광주시민을 우롱한다면 황 대표의 광주 방문은 제사상을 발로 걷어차려는 행위로 보여질 수 밖에 없다.


대권을 향해 큰 뜻을 품었다는 황 대표가 좀 더 긴 안목으로 정치를 하려면 지금이라도 5·18의 숭고한 정신과 가치를 농락한 행위에 대해 솔직히 반성하고 5월 영령들 앞에 머리를 숙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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