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신 패러다임 ‘셰일가스’❽ 독립국 꿈꾸는 '우크라이나'

김슬기 기자 / 기사승인 : 2019-04-25 13: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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露 가스분쟁으로 셰일 개발 ‘필수불가결’
해외 메이저와 손잡았지만…대내외적 조건 ‘불안정’

[아시아에너지경제]김슬기 기자=기술적 제약으로 오랫동안 채굴이 이뤄지지 못하다 2000년대 들어 수평정시추 기법 등이 상용화되며 신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한 에너지가 있다. 탄화수소가 풍부한 셰일층에 매장되어 있는 천연가스로 더 깊은 지하로부터 추출되는 ‘셰일가스’가 바로 그것이다.


이 셰일가스가 2010년 들어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막대한 매장량 덕분이다. 향후 60년, 100년 이상 사용이 가능한 양에다 중동산 석유보다 가격도 저렴해 우수한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고루 분포돼 있지만 특히 중국, 미국,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에 많은 셰일가스 자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 유럽에도 셰일가스는 17.7조㎥, 전 세계 187.4조㎥의 약 9%가 매장돼 있다. 다만 개발에 불가결한 수압 파쇄 기술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수 국가의 시각이 부정적이기 때문에 상업 생산의 활성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더군다나 미국과 비교하면 셰일가스 생산 환경이 열악하다. 지질학적 조건으로 보면 미국의 셰일가스층은 305∼4,115m 깊이에 분포된 반면 유럽은 1,000∼4,999m 깊이에 분포돼 있다. 법률 체제 측면에서 봐도 유럽은 국가가 채굴권을 소유하고 있어 개발이 쉽지 않은 조건을 갖고 있다. 규제환경 역시 미국은 개발에 우호적이나 유럽은 엄격하다.

그럼에도 에너지 안보와 신재생에너지의 대체수단 측면에서 셰일가스는 귀중한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으로 러시아가 유럽에 약 2주간 가스공급을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셰일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또 재정위기로 인해 신재생에너지원에 대한 정부 지원이 감소함과 더불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각국의 원전 철회 정책으로 대체에너지원 확보가 시급해지면서 셰일가스가 부상하게 됐다.

특히나 줄곧 러시아 가스 의존도가 높았던 우크라이나에겐 셰일 개발은 에너지 독립의 꿈을
실현해주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 4위 셰일가스 보유국이며 생산 가능한 매장량은 세 번째로 많은 국가로 집계돼 있다. 따라서 당국은 미국 정유사와 투자 협의를 맺는 등 셰일가스 개발에 큰 노력을 기울여왔다.
 

 

◆ 러시아 눈치만 ‘살살’…가스 식민지의 비애
우크라이나가 셰일 개발에 몰두한 건 과거 러시아와의 치열했던 가스분쟁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소련 연방 붕괴 이후에도 우크라이나는 국내 가스 소비의 70% 이상을 러시아에서 공급받아 왔다. 러시아는 전통의 에너지 강국으로 천연가스 매장량은 부동의 세계 1위이며, 석탄은 2위, 석유 부분에선 8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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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 2006년 연초 러시아가 1000㎥당 50달러였던 가스 가격을 230달러로 인상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양국 간의 1차 가스분쟁은 그렇게 발발했다. 당시 가스 공급가를 95달러로 인상하면서 갈등은 일단락됐으나 3년 후 러시아 가스가 13일간 차단되면서 분쟁은 재점화되기 시작했다. 나프토카스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사)의 급증하고 있던 채무가 원인이었지만 사실 유럽 공급망 회사 지분 참여를 위한 러시아의 전략이 그 배경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가스공급 시설 /연합뉴스 제공 


2012년에도 양국의 가스분쟁은 지속돼왔다. 우크라이나는 1000㎥당 416달러인 수입가격을 250달러로 낮추기를 희망했지만 시베리아에서 유럽으로 수출하는 가스 수송관에 대한 지배권을 포기하지 않는 한 러시아는 가격 삭감 의향이 없음을 못 박았다. 결국 우크라이나는 에너지 식민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셰일가스 개발을 본격 추진하기 시작했다.

◆ 에너지 독립의 꿈
2013년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에너지 메이저 업체와 차례로 손을 잡고 해외 투자 협의를 맺었다. 먼저 1월 영국-네덜란드 합작 거대 기업인 ‘로열 더치 쉘’과 협정을 체결했다. 양측은 동부 하리코프주(州)와 도네츠크주에 걸쳐 있는 ‘유조프’ 셰일 가스전을 공동개발하는 내용으로 1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밝혔다. 당시 언론에서는 해당 계약을 유럽 최대의 셰일가스 개발 협정으로 평가한 바 있다. 11월에는 미국 대형 에너지사인 셰브론과 계약을 진행했다. 올레스카(Olesska) 광구에서 셰일가스 생산권을 공유하기로 한 양측은 개발에 3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협의했다.

하지만 2014년 초 친러 분리주의 운동 확산으로 정부군과 반군 간 내전이 심화함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셰일가스 개발은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그해 말 정정불안을 이유로 쉐브론이 프로젝트를 철수한 데 이어 다음 해 쉘이 계약 당시와 대내외적 조건이 다르다며 우크라이나를 떠난 것이다. 이외에도 우크라이나는 개발 인프라 미흡, 국영 개발기업들의 자금 부족 및 관료주의와 부패로 인한 투자유치의 어려움 등으로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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