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신 패러다임 ‘셰일가스’ ⓫ 최대 악재 맞은 ‘러시아’

김슬기 기자 / 기사승인 : 2019-06-04 11:3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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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 혁명으로 전통가스 1위 위상 추락
가스 수출 의존도 높아 …셰일 급부상이 경제에 ‘악영향’

[아시아에너지경제]김슬기 기자=기술적 제약으로 오랫동안 채굴이 이뤄지지 못하다 2000년대 들어 수평정시추 기법 등이 상용화되며 신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한 에너지가 있다. 탄화수소가 풍부한 셰일층에 매장되어 있는 천연가스로 더 깊은 지하로부터 추출되는 ‘셰일가스’가 바로 그것이다.

 

이 셰일가스가 2010년 들어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막대한 매장량 덕분이다. 향후 60년, 100년 이상 사용이 가능한 양에다 중동산 석유보다 가격도 저렴해 우수한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고루 분포돼 있지만 특히 중국, 미국,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에 많은 셰일가스 자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셰일가스는 에너지 시장을 뒤흔들었다. 셰일 원유와 가스가 원유 대체재 역할을 하면서 판도를 뒤집어버린 것이다. 15년 전만 해도 석유와 천연가스 부족으로 시름을 앓았던 미국이 현재 에너지 강국으로 급부상한 것은 셰일가스의 추출 덕분이다. 작년 미국은 하루 평균 1,090만 배럴 전후의 원유를 생산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최대 산유국이 됐다. 

 

미 콜로라도주의 셰일오일 설비/ 연합뉴스 제공


이런 미국발 셰일가스 혁명에 타격을 크게 받은 국가 중 하나는 바로 러시아다. 러시아는 지난 2002년 이후 세계 1위 천연가스 생산국 지위를 유지해왔으나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킨 셰일 붐으로 초대형 악재를 맞았다. 셰일가스가 전통가스를 대체하자 유럽 수출국의 가스 가격 인하 압력이 거세져 이는 에너지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러시아 경제에 즉각 반영되는 결과로 돌아왔다. 이에 따라 당국은 자국이 받는 타격에 대응하기 위해 동북아지역에 대한 인프라 건설을 가속화하고 셰일에 대한 조사 및 연구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유럽-러시아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모습/ 연합뉴스 제공

 


◆ 셰일 붐은 러시아의 ‘악재’
러시아의 전통 천연가스 확인 매장량은 지난 2013년 기준 1,588Tcf로써 전 세계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오일과 가스의 수출이 러시아의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기준 약 68%에 이르렀고, 국가 세입에선 약 52% 이상을 차지해왔다. 즉 에너지 수출이 러시아의 경제 성장을 견인해왔으며 높은 수출가는 경제·정치적인 힘을 유지하는 관건이 돼 왔던 것이다. 결국 에너지 수출이 감소하면 국가 세입이 줄뿐 아니라 나라 전체가 혼란으로 야기될 수 있음이 우려됐었다.

실제로 미국에서부터 불기 시작한 셰일가스 붐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자 러시아 경제는 직격탄을 맞게 됐다.

천연가스를 수입하던 미국이 국내 셰일가스 개발로 수입량을 줄이자 그 물량이 유럽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가격 인하 압력이 거세졌다. 특히 지난 2012년에는 국영 석유·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등 유럽 5개국 에너지 기업에 대한 가스 공급가를 약 10% 내렸고 폴란드에 공급하는 가스 가격은 16% 줄였다.

에너지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러시아는 그다음 해 당국이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지속적으로 낮추는 등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지난 2013년 당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경제개발부 장관은 “경제 부진으로 인해 러시아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 달성이 어려워질 전망”이라면서 “1ㆍ4분기 GDP 성장률이 1% 미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다수 전문가는 “러시아가 이미 불황에 진입했다는 것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2002년 이후 세계 1위 천연가스 생산국 지위를 유지했으나 2009년을 기점으로 미국에 뒤처지기 시작했다. 러시아 과학원 산하 에너지연구소는 미국ㆍ캐나다가 개발에 적극적인 셰일유ㆍ가스 때문에 오는 2040년에는 러시아의 원유 수출이 한 해 최대 5,000만 톤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셰일가스가 기존 가스를 대체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셰일층에 대한 지질 탐사는 기존 유가스전과 비교해 시간과 비용이 적게 소요되기 때문. 더불어 세일 층은 분할 가능하여 갱정을 단계별로 시추할 수 있어 진입 장벽이 낮다는 데에 이유가 있다. 거기다 셰일층 부존 국가의 석유.가스 자급노력이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특히 수출 대상인 유럽 국가들 역시 셰일가스 개발에 뛰어들고 있어 가스프롬사는 가스 판매시장에서 수요처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셰일가스에 대한 露 대응
러시아 정부는 셰일 붐과 이로 인해 자국이 받는 타격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했다. 유럽시장에서 가스 가격 할인 정책을 추진해왔으며, 동북아지역에 대한 가스 수출 확대를 위해 인프라 건설을 가속화했다.

러시아는 줄곧 동북아지역 국가들에 대한 가스 수출을 전제로 동부가스프로그램을 추진해왔는데, 특히 미국산 셰일가스의 해당 지역 수출에 대비하기 위해 차얀다 가스전 개발, ‘야큐티야-하바롭스크-블라디보스토크’ 가스관 건설, 블라디보스토크 LNG 플랜트 건설 등에 속도를 더욱 냈다.

또 셰일가스가 전통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주장하던 입장에서도 태도를 달리했다. 2012년 10월부터 러시아 역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지시 아래 셰일가스에 대한 조사 및 연구를 본격 진행하기 시작했으며 2013년에는 ‘2030 가스 부문 발전 마스터플랜’과 ‘동부 가스 프로그램’에 셰일가스에 대한 내용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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