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 위기상황에서 정쟁은 ‘이제 그만’

아시아에너지경제 / 기사승인 : 2019-07-30 10: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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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초당적으로 맞서야

 

[아시아에너지경제]아시아에너지경제= 일본의 추가 경제보복이 임박해졌다. 일본이 우방국인 백색 국가 명단, 이른바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법령 개정이 빠르면 이틀 뒤 이뤄진다.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면 일본은 자의적으로 한국에 타격을 줄 수 있는 품목을 중심으로 대(對)한국 수출 절차를 대폭 강화할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일본이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고시한 이후 세계무역기구(WTO)와 미국에 잇달아 고위급 인사를 파견하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일본의 입장에는 별다른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화이트 리스트 배제가 예정된 수순이라고 보고 단기 및 중장기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질의 답변서에서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현실화하면 수출제한대상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추가 보복에 대해 발생 가능한 모든 경우를 염두에 두고 관계 부처가 긴밀히 공조해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도 엇그제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통상 측면에서는 WTO 제소나 아웃리치(대외접촉)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다면 무기로 전용될 우려가 있는 1천100여개 대한국 수출 물품은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 대상으로 바뀐다. 이들 품목을 한국으로 수출하려면 일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일본은 자국 기업이 1천여개 품목을 수출할 때마다 신청서를 내면 건건이 봐서 검토하겠다는 것이며, 유리한 품목을 넣다 빼는 식으로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일단 우리 경제에 당장 타격을 줄 수 있는 품목부터 조일 것으로 예상된다. 백색 국가에서 배제된다고 해서 한국으로의 수출길이 완전히 막히는 것은 아니지만 반도체처럼 한국 산업 내 비중이 큰 업종을 중심으로 수출을 막거나 추가 서류를 요구하며 허가를 지연하는 ’꼼수‘를 부릴 수 있다.


나아가 한국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주력하는 전기차나 일본 의존도가 높은 화학, 정밀기계 등을 다음 타깃으로 삼을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방직용 섬유와 화학공업, 차량·항공기·선박 등의 대일 수입의존도는 90%가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기차 배터리와 수소전기차 탱크에 들어가는 필수 소재부품 역시 상당수가 일본산이다.


일본은 또 대일 의존도가 높은 제품의 한국 수출을 막는 동시에 반대로 한국의 주력 수출품에는 관세를 휘두를 수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 농식품과 수산물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특히 지난해 파프리카 수출액 가운데 일본 비중은 99%에 달했다.


한 마디로 국가 비상상황이다. 정부는 외교적 해법을 꾸준히 모색하되 실무적으로 당장 대안을 마련하는 등 국가역량을 총동원해서 이번 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도 제발 정쟁을 중단하고 국가 위기를 극복하는데 힘을 모으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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